1. 코미디와 액션의 조화, 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영화 걸캅스는 2019년에 개봉한 한국 액션 코미디 영화로, 라미란과 이성경이 주연을 맡았다. 여성 형사 콤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남성 위주의 한국 액션 영화 시장에서 신선한 시도를 한 작품이다. 하지만 신선한 시도만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질 수는 없는 법이다. 걸캅스는 나름의 개성과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2. 스토리: 전형적인 전개 속에서도 돋보이는 케미
이 영화의 핵심 스토리는 꽤 단순하다. 전직 전설의 형사지만 지금은 민원실로 밀려난 미영(라미란)과 패기 넘치는 막내 형사 지혜(이성경)가 우연히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접하게 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를 제대로 수사하려 하지 않자, 두 사람이 직접 사건을 파헤치면서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된다.
영화의 초반부는 다소 전형적이지만, 미영과 지혜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특히 라미란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는 역시나 빛을 발한다. 이성경 또한 기존의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거친 캐릭터를 연기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클리셰적인 전개가 반복되는 점이 아쉽다. 초반의 코믹한 요소가 후반부로 갈수록 급격히 줄어들고, 긴장감이 극적으로 높아지지 않아 전체적인 몰입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3. 액션: 기대보다는 평범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여성 버디 액션이라는 점에서 걸캅스는 자연스럽게 할리우드 영화 히트 (2013)나 한국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2016) 등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걸캅스의 액션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다. 현실적인 몸싸움과 추격전이 중심이 되며, 과장된 장면 없이 담백하게 연출되었다.
특히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여성 캐릭터들이 단순히 ‘센 여성’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서 더욱 흥미롭다. 다만, 액션 시퀀스의 연출이 다소 평이하고, 합이 완벽하지 않은 장면들도 있어 박진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
4. 사회적 메시지: 의미는 있지만 깊이는 부족
이 영화가 다루는 중심 소재는 ‘디지털 성범죄’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로, 영화가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몇몇 장면에서는 현실을 반영한 듯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메시지가 영화 전체적으로 깊이 있게 다뤄졌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영화의 전개가 코미디와 액션에 집중되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서사가 다소 단순하게 흘러간다. 특히 범죄 조직의 설정이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범죄 해결 과정이 비교적 쉽게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무게감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5. 총평: 신선한 시도,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작품
걸캅스는 여성 주인공들의 액션과 코미디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액션 영화들과 차별점을 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 특히 라미란과 이성경의 호흡은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며, 가벼운 오락영화로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 깊이 있는 메시지 전달의 아쉬움, 그리고 액션 연출의 평이함은 이 영화가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중심의 액션 영화가 한국 영화계에서 더 많이 시도될 수 있도록 문을 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별점: ★★★☆☆ (3/5)